해탈을 꿈꾸다
작가는 의식에서 나온 구조를 다시 물질적인 세계로, 사물에서 출발한 현상을 다시 탈물질의 영역으로 돌려보내며, 이 모든 것을 의식과 사물의 흔적으로 제시한다. 흔적은 이미 그 자체로 시간성을 배태한 것이 아니던가. <만화경>은 구조와 현상, 의식과 사물, 실체와 그림자 등 이 모든 것이 시간 속에서 진동하며 하나로 통하는 전일적인 세계를 담고 있다. 무중력 상태에서 피었다가 사라지는 듯한 <만화경>의 현상은 모든 존재의 생성과 소멸이 인(因)과 연(緣)의 화합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연기론(緣起論)에 근거한 관계론적인 구조의 산물이다. 하여 그 구조 또한 인과 연에 의해 쉼 없이 움직이고 미세하게 진동하며 형상을 통해 드러나고 동시에 사라진다. ‘만화경’은 이 피고 지는 모든 것들이 순간 속에서 맺는 관계요, 그 관계 속에서 펼쳐지는 생멸(生滅)의 광경이다.
구조와 현상을 겹치고 또 겹치며 작가는 그 속에서 자유와 해탈을 찾는다. “어느 날 모든 것들이 차원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변화한다는 것을 돌연 깨달았다.”고 고백하는 작가 신중덕은 “언제나 완전히 자유-해탈 할 수 있을까?”라고 자문한다. 깨달음이 그를 자유로 이끌지 않았다면, 이는 인간이 결코 투명한 ‘의식’으로 환원되지 않는 불투명한 ‘존재’이기 때문일 것이다. 어쩌면 살아있는 한 우리는 구조와 현상 사이에서, 원리와 사태 사이에서 끊임없이 서성일 것이다. <만화경>을 보며 사람(人)을 사이-존재(間)라 부르는 이유를 다시금 숙고하게 된다.
정은영 (미술사학 박사, 한국교원대학교 교수)
▶ 작가 프로필
신중덕 愼重悳
홍익대 미술대학 및 동대학원 서양화 전공
미국 버몬트 스튜디오 레지던시 프로그램 참가
(2000/2001 프리맨풀펠로우쉽)
개인전 37회(서울, 대전, 북경, 파리, 이태리, 버몬트, 제네바, 터키, 연길 등)
2 인전 2회(1982 이효곤•신중덕 전, 2012 유근영•신중덕 전)
주요단체․기획전
2013 KIAF(코엑스, 서울)
2012 C.A.R(에쎈, 독일)
2012 KIAF(코엑스, 서울)
2011 KIAF(코엑스, 서울)
2011 한국화랑미술제(코엑스, 서울)
2010 Korean Art Show(뉴욕)
등 500여 회
현재 : 한남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교수
주소 : 대전광역시 대덕구 한남로 70 한남대학교 조형예술대학 회화과
(Mobile) 010-5433-4728
E-mail : shinjd@hnu.kr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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